석재는 아주 오래전부터 사용해오던 자연의 건축 재료입니다. 돌은 견고하지만 육중한 특징 때문에 운반이 어려워 지역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데, 질 좋은 대리석이 많은 유럽에서 석조건축이 많이 발달한 이유입니다. 목재에 비해 내구성이 좋고 특히 불에 강해 오래전에 지어진 유럽의 건축물들은 현대에도 변함없는 자태를 유지하며 오랜 시간 도시와 함께 어우러지고 있습니다.
현대에 우리가 건물에 사용하는 석재는 주로 자연의 암석을 가공한 것입니다. 암석은 석영, 장석, 흑운모, 감섬석 등 여러 가지의 광물의 다양한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조합에 따라 저마다의 강도, 흡수율, 내화성, 내구성, 내화학성 등을 가집니다. 각각 다른 특징을 가진 암석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가공되어 건물에 사용되는 석재로 거듭납니다. 강도가 큰 석재는 가공이 어렵지만 마모가 적어 바닥재나 외장재로 쓰이기 좋고, 흡수율이 높은 석재는 석재에 스며든 물이 얼었다 녹았다 하면서 쉽게 파괴되기 때문에 내구성이 떨어집니다. 석재에 따라 불이나 화학물질에 견디는 정도도 저마다 다릅니다. 또한 가공방법에 따라서도 다양한 형태의 석재가 생산되기 때문에 석재를 사용할 때는 석재의 특징을 잘 파악하여야 합니다.
대표적인 석재의 종류
화강암
건축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석재입니다. 흡수율이 낮을 뿐 아니라 내구성도 좋아 외장재로서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물갈기부터 잔다듬 까지 다양한 표면으로 가공할 수 있습니다. 장석, 석영, 운모로 이루어져 있으며 장석의 색과 비율에 따라 색상이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대표적인 화강암으로는 포천석, 거창석 등이 있습니다.
대리석
대리석은 저마다의 아름다운 색상과 무늬를 가진 석재입니다. 건축 뿐만아니라, 조각, 장식 등 고급스러움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하지만 내구성이 약해 주로 외장재 보다는 내장재로 많이 사용되며, 유지관리가 까다롭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현무암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화성암입니다. 화산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가스가 빠져나오면서 생긴 구멍이 특징입니다. 견고하고 내구성이 좋아 내외장재로 모두 사용이 가능하지만 갈아내도 광택이 나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또한 많은 구멍은 투수성이 좋아 바닥재로 쓰일 경우 투수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점판암
점가 굳어져 형성된 암석이 다시 압력을 받아 만들어지는 석재입니다. 주로 어두운 색상을 띄며 알갱이가 작고 견고하며, 흡수율이 낮습니다. 얇은 판으로 쪼개지는 성질이 있어 지붕재로도 사용되며 천연 슬레이트라고 부릅니다.
석재의 종류는 이 외에도 모래가 굳어진 사암, 밝고 연한 황색의 화강암, 석영이 만들어낸 단단한 규암 등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만들어진 방식과 구성하는 물질에 따라 다양한 성질을 가지고 있으므로 사용하는 방식에 따라 알맞은 석재를 선택해야 합니다.
석재의 규격
석재는 보통 20~30mm 두께에 600x600, 600x900, 600x1200 등 300mm의 배수로 가로 세로의 길이가 정해집니다. 이는 보통 건축에서 사용하는 층고, 축선의 단위가 300mm이기 때문에 재료의 로스율을 최소화하여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고급스러운 대리석을 이용해 디자인 월을 만드는 경우에는 가능한 큰 판을 이용해 시공하는 경우도 있고, 패턴을 디자인하여 새로운 형태로 가공한 돌로 입면 디자인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일반적으로는 규격화된 돌을 사용하지만, 예산과 기능 그리고 디자인 의도에 따라 다양한 형태와 규격의 돌이 사용됩니다.
석재의 가공방법
정다듬과 잔다듬
정다듬과 잔다듬 끝이 뾰족한 정 또는 망치와 같은 것으로 표면을 쪼아 평평하게 만드는 가공방법입니다. 거친느낌의 정다듬한 돌은 주로 조경시설에 쓰입니다. 정다듬을 날망치로 조금더 정교하게 다듬은 마감방식을 잔다듬이라고 합니다. 정다듬한 돌보다 표면을 조금더 고르게 만들고 표면이 패이면서 흰 점들이 생겨나 본래 석재의 색상보다 밝아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바닥과 내외부 마감재로 흔히 쓰이며, 특히 미끄럼 방지가 필요한 방풍실과 같은 곳의 바닥재로 활용도가 높습니다.
버너구이
고열의 불꽃으로 표면을 구워서 다듬는 기법입니다. 잔다듬과 비슷하지만 불에 그을리면서 전체적으로 표면이 균질해 지고, 본래의 색상보다 어두워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고열로 가공하는 기법이다보니 내화성이 떨어지는 석재에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혼드(본갈기)
다이아몬드 숫돌로 표면을 갈아내는 가공방식입니다. 광이 나지 않을 정도로만 갈아 매트한 면을 만들어냅니다. 돌의 색상과 무늬는 또렷하기 보다는 흐릿하고 은은한 느낌이 듭니다.
물갈기
기계에 숫돌을 부착하여 연마하는 가공방식입니다. 광택이 나는 매끄러운 표면이 되며, 본갈기와 다르게 석재의 본연의 색상과 무늬를 선명하게 나타낼 수 있습니다. 연마된 표면에 물이 닿으면 미끄럽기 때문에 물이 닿는 바닥에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견고하여 인테리어, 외장재로 흔히 쓰이는 방법입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석재 기업인 신흥스톤 홈페이지에는 다양한 종류의 돌과 가공법에 따라 제품들을 볼 수 있습니다.
신흥스톤 – 이태리 포세린 대형 박판타일 / 천연 대리석
부산 디에트르 더 퍼스트
shstone.co.kr
석재의 시공방법
습식공법
습식공법은 모르타르로 석재를 붙이는 공법으로 간단하고 비용이 적게 드는 것이 특징입니다. 바닥의 경우 시멘트가 수분과 만났을 때 백화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발수재를 발라 시공합니다.
벽면을 습식으로 시공할 때에는 하중의 문제로 모르타르를 채우기 전에 철물로 석재와 구조체를 연결해야 하며, 탈락의 위험성이 있어 요즘에는 잘 쓰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석재의 가공기술이 발달하여 매우 얇은 판재로 만든 타일 형태의 석재는 평평하고 고른 바탕에 접착재로 붙여 시공하기도 합니다. 바탕면이 평평하지 않을 때에는 MDF, 합판, CRC보드 등으로 평평한 면을 만들어 주고 시공합니다.
때에 따라서는 자연의 돌의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자연석을 쌓아올리는 자연석 쌓기 방식으로 마감을 하기도 합니다. 안도다다오의 뮤지엄산의 경우 파주석을 쌓아올려 마감한 외장이 인상깊습니다.
벽체 건식공법
건식공법은 구조체와 석재사이에 어느 정도의 틈을 두고 앵커 등으로 석재를 지지하는 공법입니다.
건물 외벽에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공법으로 습식 공법일 경우 외력이 발생했을 때 외장재와 구조체가 일체가 되어 대응한다면, 건식공법의 경우 앵커나 앵글 등 연결철물들이 외력에 대응합니다. 따라서 탈락의 위험이 적고 안전합니다. 구조체와 간격을 두고 시공되기 때문에 외단열 공사에 유리하고, 석재 사이의 틈에 실링재의 여부에 따라 밀폐할 수도 있고, 오픈조인트로 시공할 수도 있습니다.
바닥 건식공법
바닥의 경우 외부나 테라스에 건식으로 석재를 시공하면 눈이나 비로인해 백화현상이 심해집니다. 따라서 구조체에서 어느 정도 띄워 석재를 설치하여 수분이 석재 아래로 흘러들어갈 수 있도록 데크처럼 설치합니다. 석재를 지지하는 부재는 보통 페데스탈 이라고 부르며, 이때 마감재로 쓰이는 석재는 일반 석재보다 강도가 높은 고강도 석재로 시공해야 파손의 위험이 적습니다.